주민등록등본을 메일로 보내라거나, 계약서에 서명해서 PDF로 달라거나, 영수증을 첨부하라고 합니다. 스캐너는 없고 손에는 휴대폰뿐입니다. 그냥 찍어서 보내면 될 것 같지만, 받는 쪽에서 '스캔본으로 다시 보내 달라'는 답이 오는 일이 잦습니다.
사진과 스캔본은 무엇이 다른가
차이는 화질이 아닙니다. 휴대폰 카메라는 웬만한 스캐너보다 해상도가 높습니다. 다른 것은 세 가지입니다.
- 모양 — 스캔본의 종이는 반듯한 직사각형이고, 사진의 종이는 위에서 비스듬히 본 사다리꼴입니다.
- 밝기 — 스캔본의 배경은 고르게 하얗고, 사진에는 조명 얼룩과 손 그림자가 남습니다.
- 형식 — 제출처가 요구하는 것은 대개 PDF 한 개인데, 사진은 JPG 여러 장입니다.
받는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도 정확히 이 셋입니다. 기울어진 글자는 읽기 힘들고, 그림자가 진 곳은 인쇄하면 회색으로 나오며, 사진 다섯 장은 순서를 맞춰 열어야 합니다.
촬영에서 결정되는 것 — 나중에 못 고치는 것들
보정은 있는 정보를 다듬을 뿐, 없는 정보를 만들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찍는 단계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 네 귀퉁이를 모두 화면에 담습니다. 한 귀퉁이라도 잘리면 종이의 경계를 찾을 수 없어 반듯하게 펼 수 없습니다.
- 종이 바로 위에서 찍습니다. 각도가 심하게 기울수록 멀리 있는 쪽 글자가 뭉개지고, 펴는 과정에서 늘어나며 더 흐려집니다.
- 그림자를 피합니다. 조명과 종이 사이에 몸이나 휴대폰이 들어가면 그늘이 집니다. 창가에서 옆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이 가장 다루기 쉽습니다.
- 바탕색이 다른 곳에 놓습니다. 흰 종이를 흰 책상에 놓으면 경계를 찾기 어렵습니다. 어두운 색 위에 놓으면 훨씬 잘 잡힙니다.
- 초점을 확인합니다. 흔들린 사진은 어떤 보정으로도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림자는 왜 지워지나 — 밝기를 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
사진에서 그림자를 없앨 때 밝기를 일괄로 올리면 그림자만 옅어지는 것이 아니라 글자도 함께 흐려집니다. 제대로 하는 방법은 다릅니다. 먼저 이 사진의 '조명이 어떻게 깔렸는지'를 추정합니다. 조명 얼룩과 그림자는 넓고 부드럽게 변하는 성분이라, 사진을 작게 줄여도 모양이 거의 그대로 남습니다. 글자처럼 가늘고 급격한 것은 줄이면 사라집니다. 이 차이를 이용해 배경만 뽑아냅니다.
그렇게 얻은 배경으로 원본을 나누면, 밝은 곳은 밝은 배경으로 나뉘고 어두운 곳은 어두운 배경으로 나뉘어 종이가 고르게 하얘집니다. 글자는 배경보다 훨씬 어두우므로 나눈 뒤에도 어둡게 남습니다. 그림자 진 구석의 글자가 살아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흑백으로 바꿀까, 색을 남길까
| 모드 | 쓰는 상황 | 특징 |
|---|---|---|
| 문서 보정 | 기본값. 대부분의 서류 | 종이를 하얗게 만들되 색은 남는다 — 도장·서명·형광펜이 보인다 |
| 회색조 | 글자만 있는 문서, 흑백 인쇄용 | 색을 버려 용량이 줄고 인쇄 결과와 화면이 같아진다 |
| 흑백 2도 | 장수가 많은 텍스트 문서 | 용량이 가장 작다. 대신 도장의 붉은색과 연필 자국이 사라질 수 있다 |
| 원본 | 사진 자체가 증거인 경우 | 보정하지 않는다 — 사고 현장, 파손 사진 등 |
흑백 2도는 글자 아니면 배경, 둘 중 하나로만 만드는 방식이라 용량이 극적으로 작아집니다. 수십 장짜리 자료를 메일로 보낼 때 유용합니다. 다만 인감이나 서명의 색, 연필로 쓴 흐린 글씨처럼 중간 밝기의 정보는 함께 사라집니다. 계약서와 증명서에는 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PDF로 묶을 때 — 용지 크기를 고르는 기준
묶을 때 페이지 크기를 정해야 합니다. 화면으로만 볼 서류라면 이미지 비율에 그대로 맞추는 편이 여백 없이 깔끔합니다. 인쇄하거나 관공서에 제출할 서류라면 A4에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 받는 쪽에서 인쇄할 때 배율이 제멋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순서를 확인하세요. 여러 장을 묶을 때 순서가 어긋나면 내용이 뒤섞인 서류가 됩니다. 묶기 전에 미리보기에서 한 번 훑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신분증과 계약서를 남의 서버에 올리지 않기
스캔 앱 상당수는 사진을 서버로 보내 처리합니다. 그런데 이 작업으로 다루는 것은 주민등록증, 통장 사본, 계약서처럼 유출되면 곤란한 서류가 대부분입니다. Switching의 스캔은 원근 보정부터 PDF로 묶는 것까지 전부 브라우저 안에서 처리하고, 파일이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한 번에 최대 20장까지 묶을 수 있습니다.